■ 수승화강(水升火降), 장수 건강의 철칙!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건강 원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승화강(水升火降), 인체의 물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불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한다! 불이 나면 타서 위로 올라가고, 물은 아래쪽으로 흘러내려 가는데, 그것을 역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예전부터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바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원리를 신체에 적용한 사례이고, 우리 몸의 좁은 범위에 적용하면 ‘가슴은 서늘하게 하고, 아랫배는 따뜻하게’라고 말할 수 있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은 두 가지 상반된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라는 당위성의 의미이다. 찬 기운인 물 기운이 아래로 흘러내려 가고, 뜨거운 기운인 불 기운이 위로 올라가면, 두 기운이 서로 떨어져 버리는 것으로 부부에게는 이혼과도 같다. 남녀도 결국 두 가지의 다른 성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살며, 자연도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만물이 만들어지듯이 모든 생명 혹은 삶이 바로 서로 다른 두 기운의 조화가 전제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몸의 위쪽에는 자연히 열이 모이고, 아래쪽에는 찬 기운이 모이게 된다. 위쪽에 뜨거운 기운이 몰리거나 아래쪽에 찬 기운이 몰리면, 같은 기운끼리 모이게 되어 병이 생기게 되므로, 뜨거운 위쪽에는 찬 기운을 보내야 하고, 찬 아래쪽에는 뜨거운 기운을 보내야만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부족한 곳에 넉넉함을 보태주고, 서로 다른 기운이 함께 도움으로써 생명과 삶을 풍요롭고 조화롭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곧 음양(陰陽)의 조화이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은 비단 자연이나 우리 몸에만 적용되는 원리가 아니다. 예를 들면, 정치나 직장 그리고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흔히 정치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며, 가정의 가장도 가족들의 마음을 포용해야 하는데, 정치인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으면, 국민들의 마음은 정치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된다. 위쪽에 있는 사람들이 불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타오르게 되면, 아래쪽의 물은 한없이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서로가 헤어지는 꼴과 같다. 바로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안 되어 조화를 잃고 생기(生氣)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덕(德)으로 하는 정치에서 임금이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제사를 통하여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려 함께 하고자 하는 의식을 통해 하늘같은 임금이 몸을 낮춤으로써 백성을 위로하려는 뜻이 포함된 의식으로 보아야 한다. 바로 화강(火降) 즉 불 기운이 내려와야 하듯이 하늘같은 임금이 아래쪽으로 몸과 마음을 낮춤으로써 백성의 마음을 한없이 풀어주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인도 수승화강(水升火降)을 실천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존경과 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은 자연, 인간의 삶, 정치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고, 이 원리가 전통 의학의 기본 이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 심장(心)은 불, 신장(腎)은 물로 상징되는데, 심장에 뜨거운 기운이 모이면 질병이 생기고, 신장에 찬 기운이 몰리면 질병이 생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가슴은 서늘하게 하여 심장에 열이 몰리지 않도록 하고, 아랫배는 따뜻하게 하여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수화미제(水火未濟)라고 한다. 흔히 위쪽에 열이 몰리고, 아래쪽이 차가워지면 상열하한(上熱下寒)이 된다. 상열(上熱)로 인한 신체 증상은 화병(火病), 심계 항진, 불안 초조, 건망, 어지럼증, 불면증, 심부전, 잠을 설침, 구강 건조증, 이명(귀울림), 안구 충혈, 두통 등이다. 하한(下寒)로 인한 신체 증상은 사지 냉증, 무릎 관절염, 월경 불량. 월경통, 불임, 대하, 하복부 복통. 소화 불량. 식욕 부진. 설사 등의 비위(脾胃) 허약증, 갱년기 장애, 신경 쇠약, 노이로제, 만성 질환 등이다.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데, 요즈음 현대인의 생활 자체가 자연과 더불어 살지 않는 환경에 처해있다. 예를 들면, 여름에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의 찬바람을 찾게 되거나 겨울에도 짧은 옷을 입을 정도로 지나친 난방을 하는 생활 환경,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잘못된 식생활 습관 등과 연관이 있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일단 질병이 생기고 난 뒤, 쉽고 빠른 치료법을 찾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평상시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는 흔히 알려진 명상(冥想) 호흡법에서 말하는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몸을 완전히 이완시킨 상태로 단전(丹田) 호흡을 하면 된다. 명상(冥想) 호흡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복부 단전(丹田) 호흡으로 조상들이 말씀하신 ‘머리는 차게, 서늘하게 발은 따뜻하게’를 실천할 수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머리가 아픈 것은 대부분 열로 인한 것이고, 배가 아픈 것은 대부분 찬 것으로 인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열은 두통의 원인이 되고, 찬 기운은 복통의 원인이 된다. 일상 생활에서 항상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할 뿐 만 아니라 ‘가슴은 서늘하게, 아랫배는 항상 따뜻하게’ 철칙을 잘 실천해야 건강하게 장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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