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모 줄인 초전도체 컴퓨터
중국이 전력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산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초전도체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018년 08월 27일 보도했다. 초전도체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도체로, 나이오븀(Nb), 바나듐(V) 등이 있다.
초전도체 컴퓨터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소련, 일본, 유럽 국가 등이 활발하게 연구했으나, 양산 등에 어려움을 겪어 연구가 거의 중단됐다. 하지만, 기존 실리콘 소재 컴퓨터가 개발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년 전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적극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 산하 연구 기관인 중국 과학원은 2022년까지 초전도체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10억 위안(약 164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 중이다.
초전도체 컴퓨터는 전력 사용과 연산 속도 두 가지 측면에서 컴퓨터의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기존 슈퍼 컴퓨터는 약 30㎿(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로스엔젤레스급 핵잠수함 가동에 필요한 전력 보다 더 큰 전력이다. 차세대 슈퍼 컴퓨터는 발전소 1대의 전력을 모두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만약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2040년이면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전체 전력 보다 더 많은 전력이 컴퓨터 가동에 쓰이게 된다.
이에 반해 초전도체로 이뤄진 초 냉각 회로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초전도체 컴퓨터는 전기 저항이 거의 없어, 전력 소모가 기존 컴퓨터의 40분의 1, 작게는 1천분의 1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전도체 컴퓨터는 연산 속도에서도 기존 컴퓨터를 압도한다. 기존 상업용 칩의 최대 연산 속도가 5㎓(기가헤르츠)인데 반해, 중국은 770㎓ 이상의 연산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초전도체 컴퓨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초전도체 컴퓨터가 실현되면, 인공 지능(AI), 기상 관측 등의 민간 부문은 물론 모의 핵실험, 스텔스 전투기 개발, 암호 해독 등의 군사 분야에서 적군을 압도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 정부는 물론 미국 국가 안보국(NSA)이 IBM,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먼 등과 계약해 초전도체 컴퓨터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둥닝 중국 초전도체 연구자는 "2018년 무역 전쟁 이후, 핵심 칩을 미국에서 수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무역 전쟁은 독자 신기술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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