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반)

MSG 화학 조미료가 오명을 벗었다.

마도러스 2018. 1. 6. 09:06


MSG 화학 조미료가 오명을 벗었다.

 

사람이 느끼는 맛에는 단맛짠맛쓴맛신맛 등 네 가지가 있다맛은 혓바닥과 입천장에 있는 미각 세포가 꽃봉오리처럼 모여 있는 곳에서 느낀다누구나 어릴 적 과학 시간에 맛 지도에서 맛을 느끼는 혀의 위치를 배웠을 것이다여기에 더해 식욕을 돋우는 감칠맛까지 합쳐 오미(五味)라고 부르기도 한다매운맛과 떫은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이다.

 

감칠맛은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가 찾아냈다육수의 원재료인 다시마와 같은 맛을 찾고자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 글루탐산나트륨(Mono Sodium Glutamate. MSG)이다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에다 물에 잘 녹은 나트륨을 첨가한 것으로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추출한다이케다 교수는 1909년 아지노모토(맛의 정수)라는 조미료를 만들어 감칠맛을 세계에 전파했다한국에서 1956년 지금의 대상 그룹이 이런 제조 비법을 알아내 만든 것이 미원이다.

 

MSG는 1980년대까지 미원이 조미료 시장을 평정하는 1등 공신이었지만이후 오랫동안 몸에 해로운 화학 조미료’ 또는 인공 식품 첨가물로 잘못 알려져 왔다. 1970년대 미국에서 제기된 유해성 논란은 미국 식품 의약국(FDA)과 세계 보건 기구(WHO)가 무해 판정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국내에서의 논란은 1993년 대기업 식품 회사가 MSG를 쓰지 않은 천연 양념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불붙었다마치 화학 물질에서 추출한 것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이다식품 당국이 평생 먹어도 문제없다고 했지만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MSG 범벅이라는 소문이라도 나면 식당은 손님이 뚝 끊기기도 했다.

 

MSG가 화학 조미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25년 만에 복권됐다식품 의약품 안전처가 MSG의 정식 표기를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 증진제로 변경하는 고시를 2018년 01월 0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MSG가 지닌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함이다앞서 2014년에는 MSG’라는 표기도 금지했지만이른바 먹방의 등장은 불필요한 유해 논란을 확산시켰다그래도 과유불급이다조미료가 지닌 맛의 가성비가 아무리 뛰어난들 식재료의 원래 풍미만 할까입맛도 길들이기 나름이다. (서울경제입력: 2018.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