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부품

전기가 통하는 新부도체를 찾았다.

마도러스 2015. 10. 9. 12:29


전기가 통하는 新부도체를 찾았다.

 

흔히 전기가 통하면 도체(導體), 통하지 않으면 부도체(不導體)라고 부른다. 하지만, 부도체 중에서 간혹 전류가 흐르는 경우가 있다. 고분자 물질인 폴리아세틸렌이 대표적인 부도체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폴리아세틸렌 외에 전류가 흐르는 새로운 부도체(不導體)를 발견했다.

 

염한웅 기초 과학 연구원(IBS) 원자 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인듐 원자를 하나씩 연결해 만든 가느다란 사슬인 ‘원자 전선’에서 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하나씩 이동시켜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이언스’ 2015.10.09일자에 발표했다.

 

원자 전선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실리콘 표면에 인듐을 뿌리기만 하면, 원자들이 스스로 사슬처럼 엮이면서 전선을 만든다.

 

이때 인듐 원자들은 몇 개가 서로 결합해 특정한 분자 구조를 형성하고, 이 분자 구조가 여러 개 반복적으로 배열된다. 그리고 이 분자 구조와 구조 사이에는 ‘솔리톤(soliton)’이라는 작은 간극이 생기는데, 이 안에 전자 하나가 갇히게 된다.

 

인듐 원자 전선에서 원자의 배열을 바꿔 주면 솔리톤이 이동하면서 솔리톤에 갇힌 전자도 함께 이동한다. 이는 무빙 워크가 움직이면서 타고 있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원리와 같다. 연구진은 주사 터널 현미경(STM)으로 인듐 원자 전선을 관찰한 결과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솔리톤을 발견해 여기에 ‘카이럴 솔리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염한웅 단장은 “전자 기기는 내부의 트랜지스터에서 전자가 한 번에 수십 개 이상 이동하기 때문에 열이 발생하고 전력 소모도 커진다”며 “원자 전선을 이용해 전자 하나로 1비트를 처리하는 소자를 만들면, 발열과 전력 소모를 모두 줄인 초소형 전자 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소비와 발열이 줄어드는 만큼 집적 회로를 소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슷한 연구 사례로 미국의 앨런 히거 교수 등이 폴리아세틸렌을 활용해 플라스틱도 금속처럼 전기 전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히거 교수는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연구에 활용된 폴리아세틸렌 원자 사슬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처럼 전자 1개씩을 제어하기는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