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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憑依) 때문에 가슴이 답답

마도러스 2011. 11. 30. 10:17

빙의(憑依) 때문에 가슴이 답답


중년 부인이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자리에 앉는다. 수척한 얼굴이며 찡그린 증세를 보아선 꽤나 오래 병치레를 한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은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프다고 점집에 온 사람들은 각종 살이 끼거나 빙의(憑依) 등 과학적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우이다. 병원에선 병명도 모르고, 병명을 모르니 치료할 수 없다. 그래서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온다.


"아픈 지가 얼마나 되었습니까?"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프기 바로 직전에 죽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있습니까?"

"집안 언니와 친구가 그때 즈음 죽었습니다."


"외롭게 살다가 죽은 사람 있죠?"

"신혼 때 이혼하고 긴 투병 끝에 죽은 친구가 그렇죠."


"그 친구가 부인의 가슴에 들어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빙의(憑依)입니다!"

"나한테 원한(怨恨)이 없는데 왜 괴롭히죠?"


"외로워서 그렇다고 합니다!"


내 말을 완전히 이해 못하는 것 같아 빙의(憑依)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고개를 갸우뚱해서 친구의 혼령을 불러 대화를 시켰더니 그제야 믿는다. 둘의 대화는 들어보니 생각보다 더 가깝게 지냈던 사이였던 것 같았다.


몸이 아파 괴롭지만 외로운 혼령을 위로하는 살아 있는 친구, 괴롭혀 미안하지만 죽어서도 친구를 잊지 못한 혼령 모두 짧은 대화였지만 긴 감동을 주었다. 빙의(憑依) 때문에 아픈 것은 병원에선 고칠 수가 없다. 손님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신경 안정제만 준다는 것이다.


길일(吉日)을 택해 혼령을 달래 좋은 곳으로 천도(薦度)하는 의식을 했고, 부인에게는 친구의 산소에 한번 다녀오라고 권했다. 일을 한 지 일주일이 못 되어 부인의 병은 완치되었다. 빙의(憑依)는 다른 몸에 마음을 기대고 영혼이 옮겨 붙는 것을 말한다. (무속인 김희수) (한국일보, 입력: 201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