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암.종양)

인터넷에 유포된 엉터리 암의학 정보들

마도러스 2008. 11. 17. 00:06
인터넷에 유포된 엉터리 암의학 정보들
 

대한암협회, 사이트 21곳 분석 결과 발표

▲ “수술하면 암이 퍼진다”는 말은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 사진은 폐암 수술 장면. 조선일보 DB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가 암에 걸렸을 때, 의사가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줄 때, 답답한 가슴들이 가장 손 쉽게 정보를 구하는 곳이 인터넷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암 정보 중, 일부는 과장됐거나,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행위를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단법인 대한암협회(회장·안윤옥 서울의대 교수)는 최근 인터넷에 암환자 단체나 의료기관 등이 개설한 암 정보 사이트 등 21곳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공립연구기관이나 대학병원 등 공공기관이 개설한 암 정보 사이트는 제외됐다.


 

협회에 따르면 21개 사이트 중 대한암환우협회, 한국암정보센타, 암승리자모임,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 등 16개 사이트에서 모두 558가지의 문제가 발견됐다.

 

이 중엔 K의원, I한의원, B한의원 등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사이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적된 문제들은 ▲ 효능의 지나친 과장이 27%(150개)로 가장 많았고 ▲ 판단근거 불충분 21% ▲ 필수적 정보 누락 16% ▲ 의학적 오류 16% ▲ 검증 불가능 14% ▲ 유해한 행위 유도 5%였다.


 

‘효능의 과장’은 대부분 동물 실험 등에서 나타난 극히 제한적인 항암효과가 사람의 암 예방과 심지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들이었다. 항암효과가 과장된 대표적인 식품들로는 가시오가피, 동충하초, 아가리쿠스, 야생뱀딸기, 삼백초, 상황버섯, 밭마늘, 육각수, 토종웅담, 개미취, 느릅나무껍질, 차전차, 화살나무, 주목나무, 호두기름, 상어연골 등이었다.

대체요법으로 많이 시행되는 단전호흡, 뇌호흡 요법, 파동요법, 쑥탕요법, 황토요법, 면역 약침요법, 선식, 포도요법 등도 효과가 전혀 검증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방법들이라고 암협회는 지적했다.


 

한편 암 환자들 사이에 떠도는 얘기들 중 상당수는 의학적으로 명백한 오류로 인해, 제대로 된 암 치료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암은 수술을 하거나 수술하지 않거나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없다’ ‘메스를 대기 전후에 사용되는 이소프로필 알코올 소독제가 암을 번지게 만든다’ ‘전립선암은 워낙 천천히 진행되므로 수술을 그리 권하지 않는다’ 등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대표적 오류들이라고 한다.


 

그 밖에 ‘암 세포는 열에 약해서 42℃가 넘으면 파괴되므로 쑥뜸이 좋다’ ‘뜨거운 방바닥에 솔잎을 3~4㎝ 두께로 깔고 그 위에 홑이불을 덮고 땀을 내면 좋다’ ‘백화 사설초는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효과가 탁월하다’ ‘겨우살이를 환자에게 주사하면 좋다’ 등의 얘기들은 오히려 병세를 더 악화시키는 유해한 행위들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암 환자를 병문안 가서 위로한답시고 ‘무엇무엇이 좋다고 하더라’는 등의 말이 암 환자의 합리적인 치료방법 결정을 방해하고, 심지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호준기자   입력 : 200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