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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항암제] ‘생명의 끈’ 늘릴 수 있다.

마도러스 2008. 11. 17. 00:06
[신(新) 항암제] ‘생명의 끈’ 늘릴 수 있다.
 

아바스틴. 얼비툭스 출시, 평균 5개월정도 연장 효과… 탈모 구토 등 부작용 줄어

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새 항암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 기존 치료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었던 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약은 로슈(Roche)의 아바스틴(Avastin). 다른 항암제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말기 대장암 환자들에게 투약할 경우 평균 5개월 정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매년 5만 여명의 말기 대장암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전국 30여 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엔 이 약이 말기 유방암과 폐암 환자들에게도 비슷한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아바스틴의 또 다른 장점은 탈모나 구토 등 항암치료를 받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암세포만 골라내 파괴하는, 이른바 표적 치료제(Target agent)이기 때문이다. 다만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출혈을 일으키는 부작용은 일부 보고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폐암 연구과장은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固形癌)은 다단계 유전자 변형을 거치므로 지금껏 치료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암세포를 정확히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글리벡, 이레사, 아바스틴 표적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각광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표적치료제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테크(Genentech)가 개발한 타르세바(Tarseva). 폐암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었으며, 최근엔 췌장암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다. ‘제2의 글리벡’으로 불렸던 이레사보다도 서구에서는 더 높은 치료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비(非)소세포 폐암의 마지막 치료법으로 쓰일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액은 한달 25만원 정도다.

 

머크(Merck)의 얼비툭스(Erbitux)도 획기적인 암 치료제로 꼽힌다. 말기 대장암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입증됐고, 미국에서는 전문의들이 말기 폐암 환자에게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희귀의약품 센터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올 4월부터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한편 화이자의 수텐트는 올해 1월 미 FDA로부터 말기 신장암 및 위장기질암(GIST) 치료제로 허가 받았으며, 현재 미국에서 3000여명의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획기적 치료제들도 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뿐, 근원적으로 치료하진 못한다. 그나마 백혈병 등 혈액암은 비교적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위·간·폐·유방암 등 고형암은 현재로선 완치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김시영 교수는 “말기 암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은 아직도 ‘신의 영역’이며 인간의 성취는 거대한 산을 옮기는 과정의 첫 삽을 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현묵 헬스조선 기자 , 입력 : 200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