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한국)

■ 전두환 동생 전경환, 유령 해외 계좌 3개 개설

마도러스 2021. 10. 6. 06:39

■ 전두환 동생 전경환, 유령 해외 계좌 3개 개설

 

 문서 더미에서 전두환 씨의 동생인 전경환 이름 발견

 

전두환  대통령 동생인 전경환 씨가 남태평양의 휴양지이자 조세 도피처인 사모아(Samoa)에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를 설립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전경환 씨는 역외법인 명의의 해외 계좌 3개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두환 씨가 해외 계좌로 모종의 자금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전두환 일가의 조세 도피처 페이퍼컴퍼니가 확인된 것은 2013년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 씨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전경환 씨는 과거 형 전두환 씨의 비자금 조성 창구나 은닉처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동시에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기도 하다. 전경환 씨는 5공화국 시절, 형 전두환 대통령의 위세를 등에 업고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 등을 지내며, 온갖 전횡을 휘두르고, 부정 축재를 일삼았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전경환 씨가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를 만들었던 시점은 2001년이다. 이 시기에 전경환 씨가 어떤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어떤 거래를 했는지 조세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전경환이라는 이름은 역외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아시아시티 트러스트' 내부 문서에서 발견됐다. 전경환 씨는 조세 도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사를 통해 2001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Trifod International)이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자택 주소, 그리고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관련 문서를 보면, 전경환은 필리핀 국적의 인물과 함께 이 회사를 설립했다. '신규 회사 설립 정보'가 담긴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관련 엑셀 파일에서는 2001 07, 전경환 씨가 사모아(Samoa)에 있는 한 쇼핑몰을 주소지로 이 회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문서에서는 전경환의 주소가 적혀 있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지번. 이곳은 과거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씨의 자택으로 주소로 알려진 곳이다. 취재진이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점인 2001년 해당 주택 소유자로 전경환 씨가 기재되어 있었다. 자신의 서울 팔판동 자택 주소를 역외법인 설립 서류에 기재함으로써 2001년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의 존재가 20년이 흐른 2021년에 드러나게 된 셈이다.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과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 개설도 확인

 

뉴스타파는 전경환 씨가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과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를 최소 3개 개설한 사실도 확인했다. ‘2001 12 20일 이사회 결의라는 이 회사 문서에 따르면 전경환 씨는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의 공동 이사인 필리핀인과 함께 외환은행 홍콩 코우룬 지점에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몇 달 뒤인 2002 02월 문서에는 전경환 씨가 필리핀 이사와 함께 싱가포르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크레딧 스위스 싱가포르 은행에 역시 법인 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나온다. 전경환 씨는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외에 또 다른 역외 페이퍼컴퍼니도 설립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이름을 티렐 테크놀로지인데, 전경환 씨와 필리핀 국적자 이름이 관련 문서에 나온다. 전경환 씨의 주소는 역시 서울 종로구 팔판동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회사의 설립 시점은 트라이포드 인터내셔널 회사의 설립 때(2001 07)와 같다.

 

2001년에서 2002년 사이 전경환 씨가 필리핀 국적자와 함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복수의 은행 계좌까지 연 배경은 의문이다. 전경환 씨는 1988,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을 지내며, 공금 76억원을 횡령했다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1991년 가석방 이후, 1992년 사면복권 됐다. 2000년도에는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전경환 씨는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 전재용, 전두환의 처남 이창석 등과 함께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 은닉처로 거론되곤 했다. 또한, 검찰이 전두환 추징금 확보에 나설 때에 압수 수색 대상에 오른 바 있다. 따라서, 이 사모아(Samoa) 페이퍼컴퍼니와 해외 계좌가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가지 단서는 2002년 적발된 가짜 채권 사기 사건이다. 당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만들어진 위조 채권을 가지고, “이 채권을 사두면 떼돈을 벌 수 있다 라고 속여서 거액을 편취하는 사기 범죄가 횡행했다. 그런데, 인천 공항 세관이 필리핀에서 만든 미국 위조 채권 1,800여 장을 들여 오려던 김모 씨를 적발했던 사실이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로부터 약 2년 뒤, MBC에서는 이 당시 적발됐던 위조 채권 밀반입 사건 배후에 전경환 씨가 있다고 보도했다. 위조 채권 밀반입 사건 1년 뒤인 2003년에는 전경환 씨가 필리핀 당국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전경환, 사기 사건으로 복역 후, 2017년 출소, 현재 요양병원 입원

 

전경환 씨는 이후 또 다른 사기 행각으로 피소되어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2017년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은 전경환 씨에게 직접 페이퍼컴퍼니 설립 관련 사안을 묻기 위해 전경환 씨를 찾았지만, 연락은 닿지 못했다. 전경환 씨는 2010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사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각종 병환을 이유로 8차례나 형집행 정지가 진행됐다. 이후 9번째 형집행 정지가 불허되고, 안양 교도소에 재수감되어 잔여 형기를 채우다가, 잔여 형기가 6개월 07일 남은 시점인 2017 03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그의 자택 주소로 기재된 경기도 하남시의 한 주택에서 만난, 전경환 씨와 친척 관계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은 "전경환 씨가 요양병원에 있다" 라며, 자신도 "(전경환 씨) 연락처도 모르고, 요양병원에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