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소재

유기 화합물로 플라스틱 자석 구현

마도러스 2018. 8. 6. 02:48


■ 유기 화합물로 플라스틱 자석 구현

 

국내 연구진이 탄소 원자가 포함된 순수 유기 화합물로 실온에서 자성을 띠는 플라스틱 자석을 구현했다녹슬지 않아 영구적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 흡수되지 않아 향후 자기 공명 영상(MRI) 촬영시 조영제로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울산 과학 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 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이 TCNQ라는 유기 화합물에 반응을 일으켜 자성을 띠는 구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18년 08월 03일 밝혔다. p-TCNQ로 이름 붙여진 플라스틱 자석은 세계적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 2018년 08월 02일자로 공개됐다.

 

어떤 물질이 자성을 띠는 이유는 내부 전자들의 스핀(spin)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기 때문이다스핀은 전자가 갖는 벡터(vector) 형태의 고유한 양자수로 업(up) 스핀과 다운(down) 스핀으로 표현된다보통 분자에서는 스핀 방향이 반대인 2개의 전자쌍이 안정된 상태로 존재한다하지만전이 금속 등에서는 상쇄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자유 전자의 스핀들이 모여 상호 작용하면서 한쪽으로 정렬된다이 때 커다란 자기(스핀모멘트(moment)를 갖게 되는데 이런 물질을 강자성체라 부른다.

 

금속이 아닌 유기물에서는 대부분의 전자들이 화학 결합으로 단단하게 묶이며항상 업 스핀과 다운 스핀이 쌍으로 존재해 서로 상쇄되므로 강자성을 갖기 어렵다실제로 2004년 영국 더럼대 연구진이 네이처(Nature)에 보고한 유기물로 만든 플라스틱 자석은 재현성이 검증되지 않아 금속으로 오염된 것으로 추측됐다.

 

백종범 교수는 “2004년 발표된 논문이 철회되자 플라스틱 자성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졌지만유기물에도 금속처럼 자유 전자가 많아지면 스핀을 정렬시켜 자성을 띠게 만들 수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금속 오염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연구를 진행해 자성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용한 TCNQ라는 유기 화합물은 고온에서 반응시킬 때급격하게 분자량이 커지면서 망상 구조의 고분자(플라스틱)를 형성한다이 때 탄소 원자 사이에 형성되는 이중 결합(시그마 결합과 파이 결합중 상대적으로 약한 파이 결합이 물리적 힘에 의해 끊어지게 된다이 과정에서 생긴 자유 전자들이 다시 결합하기 전에 플라스틱을 빠르게 굳히면스핀이 쌍으로 존재하지 못하고적당한 거리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강자성을 띠게 된다.

 

연구진은 155에서 TCNQ에 고분자 중합 반응을 빠르게 일으켜 원자간 파이 결합이 다시 형성되지 못하도록 뒤틀린 구조를 만들어냈다이렇게 만들어진 플라스틱(p-TCNQ)에서는 전자 스핀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지는데서로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핀 방향을 정렬시켰다유기물도 상온에서 강자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입증한 것이다.

 

제 1저자인 UNIST 에너지 및 화학 공학부 자비드 무하마드 박사는 “p-TCNQ의 구조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자유 전자의 존재를 전자 스핀 공명(ESR) 분광법으로 확인했다, “이들 전자 스핀이 상호 작용에 의해 나란히 정렬되므로 유기물이지만 강자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UNIST 신소재공학과 유정우 교수와 박정민 연구원, UNIST 물리학과 신동빈 연구원이 함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