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내과)

붉은색, 인체에선 어떤 일이?

마도러스 2008. 11. 17. 00:44

붉은색, 인체에선 어떤 일이?

지금도 기억할 것이다. 2002년 6월 우리나라의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국의 거리는 붉은색의 인간물결로 가득 찼다. 이와 같은 거리응원과 한국축구대표팀을 후원하는 응원단인 ‘붉은악마’의 응원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붉은악마(RED DEVILS)라는 명칭은 멕시코 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때 4강에 오른 한국대표팀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우리 선수들을 보고 붉은악마들(Red devils)이라고 칭한데서 비롯되었다.

붉은 악마의 그 응원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바로 거대한 빨간 티셔츠의 물결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붉은색일까? 푸른색이나 흰색이면 안될까?’라는 의문을 가져 볼 수 있다. 그 선명한 붉은색이 우리에게 미치는 정서적, 생리적 영향력은 과연 어떠할까?

 

가장 빠르게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붉은색


색은 각각의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고유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붉은색은 자극적인 색으로 우리의 감각과 열정을 자극한다. 이 색은 힘과 에너지, 생명력 그리고 흥분감과 연관된다. 붉은색은 힘, 환희, 행복감, 사랑의 감정 등을 자극할 수 있다. 진홍색은 가장 근원적인 육체적 정열인 동물적 본능을 일깨워 줄 수도 있다. 붉은색은 인간적이며 가장 따스한 느낌을 지닌 색이다. 붉은색은 생기가 없거나 혈액순환이 좋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색이다. 모든 가시색들 중에서 가장 느린 진동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색보다 가장 빠르고 즉각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색이 바로 빨간색이다.

 

좋아하던 붉은색 싫어지면 의욕상실 의심


붉은색의 생리적 영향은 내분비선인 뇌하수체와 연관이 깊다. 붉은색에 노출될 때 동작하여 수분의 일초 이내에 화학적 신호가 뇌하수체선으로부터 부신으로 전달되어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혈류를 통해 흐르며, 신진대사의 영향과 함께 특정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이 빨라지며, 호흡이 가빠지고, 식욕이 왕성해지며, 후각이 예민해진다.

한의학에서는 붉은 색은 오장 중에서 오장 중에서는 심장에 해당된다. 한의학에서의 심장은 단순히 혈류만 순환시키는 기관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심자신명출언(心者神明出焉)’이라 하여 정서기능과 사유기능도 심장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진단과 치료에 응용한다. 그래서 진단에 있어 얼굴색이 유난히 붉으면 심장기능의 이상을 의미한다고 본다. 평소에 좋아하던 붉은색이 싫어지고 있다면 자신감과 넘치는 의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붉은색은 힘, 환희, 행복감 등을 자극


이러한 붉은색의 생리적, 정서적 영향을 생각해볼 때 왜 우리나라 국민들이 붉은 티셔츠를 원했는지 우울증과의 관계를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특정 연예인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문제에 우리가 친숙하듯이 현재 우울증이 심각한 보건문제 중 하나이다. LG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지난 연말 체감실업률은 7%로 4년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서민의 생활고통지수도 당연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살증가율은 25%를 넘어 OECD 1위를 기록, ‘고통한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붉은색 응원의 선택은 매우 적절하다 할 수 있다. 붉은색은 자극적인 특성으로 우리의 열정과 감각을 자극하며 이로 인해 생기가 없거나 혈액순환이 좋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색이다. 이러한 붉은색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함성을 지르며 같은 목소리와 같은 구호로 응원을 하는 광경을 떠올려 보자.

붉은색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할 것이며 같은 목소리와 같은 구호로 소리를 지르는 것은 기의 소통을 도울 것이다. 즉 응원에 참여한 사람이나 그 응원을 지켜보는 사람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쳐 울체된 기를 풀고 심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이다. 즉, 힘, 환희, 행복감, 사랑의 감정 등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우울감의 해소 및 전 국민적인 건강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붉은 악마의 붉은색을 이용한 응원이 태극전사의 선전과 전 국민의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원한다.

 

황의완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입력 : 2006.06.02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