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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 전지 에너지 효율, 2차 전지의 100배

마도러스 2021. 5. 11. 07:49

■ 수소 전지 에너지 효율, 2차 전지의 100배

 

 수소 전지는 작지만 큰 출력 낼 수 있어, 드론. 플라잉카 활용 다양

 

수소 경제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수소 연료 전지(fuel cell)는 사실 전기를 저장하고 있는 전지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친환경 연료 발전기가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의 지적이다.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넣으면, 반응을 일으켜 전기와 열, 그리고 물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연료전지 분과 한국 대표인 조은애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수전해(전기 분해 수소 생산)와 연료 전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만들고, 이를 산업 도처에 확산하는 것이 수소 경제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연료 전지는 자동차부터 가정, 건물, 공장, 기차, 드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하늘을 나는 자동차), 선박, 우주선까지 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미국 에너지부(DOE) 밀리언 마일 퓨얼 셀트럭 등 연료 전지를 중심으로 미국 내의 모빌리티 체계를 재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소가 탄소 중립(탄소 배출과 감축량이 같아지는 지점) 시대 끝판왕 에너지원으로 부상한 이유는 친환경성 및 무한 범용성 때문이다. 수소는 무색, 무미, 무취, 무해, 무독한 에너지이고,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물질이다. 생산 지역이 특정한 곳에 국한되는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어디서든 만들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산업을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수소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이다.

 

 21세기 에너지 안보 수소 전지, 설계 원천 기술 확보 서둘러야

 

연료 전지 구조는 간단하다. 수소를 넣으면, 백금 등의 촉매가 수소를 양성자(수소 이온)와 전자로 깨뜨리고, 전자는 전해질을 따라 움직이면서 전기를 만든다. 이때, 떨어져 나온 양성자는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여 물이 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싸고 빠르게, 가볍고 작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연료 전지의 3요소는 촉매, 전해질막 그리고 이들을 전극과 합쳐놓은 막 전극 집합체(MEA)이다. 막 전극 집합체(MEA)는 수십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필름처럼 생겼다. 막 전극 집합체(MEA)와 기체 확산층(GDL), 분리판을 모아놓은 셀을 수백 장 쌓으면, ‘연료 전지의 심장 스택이 된다. 100 수소차엔 400장 셀로 구성된 스택이 들어간다. 스택 제조 비용 가운데 촉매 가격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저장 용량이다. 연료 전지는 당 에너지 밀도 33.3킬로와트시(h) 2차 전지 보다 100 가량 높다. 이런 성능이 극대화되려면, 수소 부피가 최대한 작아야 한다. 대기압의 수백 배(넥쏘 차량은 700) 등 고압 조건에서 수소차를 운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차량이 커질수록 2차 전지 보다 연료 전지가 유리해진다. 드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 등을 고()고도에서 악천후에 관계없이 오래 작동시키려면, 연료 전지가 필수이다.

 

 우수한 소재 부품 공급을 위한 원천 기술 생태계 확보 시급

 

문제는 열악한 소재 부품 산업 생태계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연료 전지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연료 전지는 사용하는 전해질(이온이 이동하는 운동장)에 따라 이름이 나뉜다. 인산염(PAFC), 용융 탄산염(MCFC), 고체 산화물(SOFC), 양성자 교환막(PEMFC) 연료 전지 등이다. 육상 선수가 단··장거리와 마라톤 선수로 나뉘듯 각자 최적 성능을 내는 분야가 다르다. 용융 탄산염(MCFC)는 대형 발전소, 고체 산화물(SOFC)는 건물과 가정용에 적합하다.

 

포스코 그룹이 용융 탄산염(MCF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 공들여왔다. 현대자동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에 들어가는 모빌리티용 연료 전지가 양성자 교환막(PEMFC)이다. 상온에서 작동하고 가볍지만, 비싼 백금 촉매를 쓰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백금 촉매는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 일본 다나카 금속, 영국 존슨매티 등에 의존한다. 양성자 교환막(PEMFC) 전해질막은 듀폰 등의 제품을 쓰고 있다. 막 전극 집합체(MEA) 설계는 일본 도요타, 미국 3M과 로스앨러모스·아르곤국립연구소 등이 지배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개발 박구곤 실장은 연료 전지 종류와 적용 분야에 따라 스택 설계와 운전 조건이 천차만별이다. 싼 가격에 우수한 소재 부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과 설계 원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연료 전지인 고체 산화물(SOFC)도 원천 기술이 절실한 분야 중 하나이다. 고체 산화물(SOFC)의 최대 장점은 다른 연료 전지와 달리 수소의 순도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효율도 가장 높다. GE, 지멘스, 미쓰비시, 롤스로이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스 발전 효율을 높이려고 거액을 들여 개발해왔다. 그러나,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여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재, 고체 산화물(SOFC) 글로벌 선도업체는 미국 블룸 에너지와 영국 세레스 파워이다. SK그룹은 블룸에너지 고체 산화물(SOFC)을 들여와 국내에 공급을 시작했다. 두산은 세레스 파워와 기술을 교류하며, 국내외 사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