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공중 부양 기술 개발
현실이 번잡할 때는 속세를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반도체도 마찬가지이다. 기판 등 주변 물질 때문에 간섭을 많이 받는다면, 기판으로부터 높이 띄워 ‘공중 부양’시키면 된다. KAIST 재료 공학부 임순민 연구원팀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대안으로 주목 받는 ‘2차원 반도체’를 나노 구조체를 이용해 공중에 띄우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자 이동 능력을 기존의 2배 이상, 빛 감지 능력은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반도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2차원 반도체는 이황화 몰리브덴 등의 재료로 만든, 두께가 0.65nm인 매우 얆은 반도체이다. 두께가 원자 1개정도로 얇아 투명하고,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효과가 뛰어나며, 유연하다. 실리콘으로 만든 기촌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얇은 만큼 반도체가 놓인 기판 등 주변 물질로부터 신호나 물질 등이 날아와 간섭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임순민 연구원팀은 기판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도체를 공중에 띄우는 방법을 떠올렸다. 이를 위해서는 마치 필로티 건물의 기둥처럼 반도체를 지탱할 안정적인 구조물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판 위에 나노 크기의 돔 구조를 산화 규소로 만드는 방안을 고안했다. 나노 돔 구조를 기판 표면에 여러 개 촘촘히 붙인 뒤, 돔의 맨 꼭대기 부분을 이용해 2차원의 평평한 반도체를 지탱시켰다. 돔 구조는 속이 비어 있으니 내부의 90%는 텅 빈 공간이다. 사실상 반도체가 허공에 뜬 것과 다를 바 없다. 임순민 연구원팀은 이 위에 반도체 회로를 올려 전자의 이동 능력과 빛 감지 능력을 각각 2배와 10배씩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연구팀은 공중 부양을 위한 나노 돔 구조를 대량으로 '건설'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도 개발했다. 실제 건물의 벽돌에 해당하는 고분자 블록 물질을 두 종류 만들었다. 그 뒤 블록들이 스스로 결합되는 환경을 만들어 빠르고 안정적으로 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 총책임자인 KAIST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2차원 반도체는 물론 금속성 2차원 소재인 그래핀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차세대 유연 디스플레이용 트랜지스터나 광 검출기의 핵심 소재 제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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