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뿌리는 모든 독감 만능 백신 개발
코에 뿌리는 모든 독감 만능 백신 개발
모든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백신 개발이 동물실험에 성공해 이목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주사 형태가 아니라 코 속에 뿌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스크립스 생물학 연구소, 펜실베니아 대학 의대, 중국 홍콩대 보건 대학,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미국 연구 개발 센터, 네덜란드 백신 예방 센터, 벨기에 정량 과학 센터, 벨기에 감염 질병 센터 공동연구팀은 남미에 사는 낙타과 동물인 ‘라마’에게서 추출한 항체로 만든 분무제가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018년 11월 02일자에 발표했다.
바이러스성 질병들은 대부분 복잡 다변한 변이성 때문에 예방 백신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라마에게서 얻은 4개의 항체와 1개의 무해한 바이러스를 혼합해 만든 스프레이형 백신이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생쥐를 대상으로 한 1차 동물 실험 결과 인간을 감염시키는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범용 백신을 만들기 위해 3개의 상이한 독감 바이러스와 2개의 독감 표면 단백질이 포함된 백신을 라마에게 접종했다. 연구팀은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받은 라마가 만들어 낸 4개 종류의 항체를 수확한 뒤, 이를 하나의 분자로 결합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 분자를 유전자 실험에서 흔히 사용하는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에 탑재시킨 뒤, 일단 시험관 내 감염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사람을 감염시키는 A, B형에 해당하는 60여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막는 효과가 확인됐다.
그 다음 연구팀은 생쥐에게 범용 백신을 주사하거나 코에 분무하는 방식으로 접종한 뒤,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을 확인했다. 동물 실험에서도 사람을 감염시키는 거의 모든 종류의 독감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코에 분무하거나 주사 접종 방식 모두 차이를 보이지 않고 똑같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언 윌슨 스크립스 연구소 통합 구조. 전산 생물학부 교수는 “이번 기술은 독감 유행철마다 예상 바이러스에 맞춰 주문 생산하는 기존 백신 보다 범용성을 갖기 때문에 대규모로 비축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노약자들이나 주사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역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 앞서 많은 실험 과정이 필요하지만, 범용 백신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주목할만한 연구”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간에 대한 임상 시험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독감 바이러스 전문가인 제임스 크로 미국 밴더빌트 대학 교수는 “라마에서 유래한 단백질을 변형시킨 백신이기 때문에 인간 면역계에서는 이를 이물질로 보고 항체를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백신에 대해 인체에서 항체를 만들어 낼 경우,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동물 바이러스를 이용해 독감을 예방하는 이번 기술은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